Prologue
2023. 6. 14
한바탕 쏟아진 소나기에... 촉촉히 젖어 있는 땅에서... 흙냄새가 좋습니다
연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하루의 쉼표가 되는 이 시간...
자두나무 그늘에 앉아... 휴대폰의 음악을 틀어 봅니다..
바람결에 흘러드는... 밤꽃 향기가 비릿하지만... 향기롭게 느껴집니다
다음주면... 6월의 낚시 여행을 시작합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도 했지만... 지난해 살짝 아쉬움이 들었던... 그 저수지....
4짜에 살짝 못미치는.... 39.7cm의 붕어...를 만났던..
이번 여행은... 곡성행을 선택했고... 지난해 리벤지가 될 것 같습니다...
초록으로 물들어 있을... 저수지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적당히 빠져 있는 수위에... 주중 비소식도 있어...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가장 기쁜 것은.. 한달만의 휴식이.. 찾아 온다는 것입니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 온 더위는... 오락가락입니다..
낮시간... 뜨겁던 태양도... 어둠이 찾아오면... 급격히 식어 버립니다..
올해는..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덕에.... 조황도 오리무중입니다...
작년.. 6월의 낚시 여행을 마치고.... 1년후에는 꼭 다시 찾으리라는 결심....
6월이 돌아오고...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곡성행을 결정했습니다...
2023. 6. 19
예정보다 일주일 늦게... 여행을 시작합니다..
주중 비소식도 잡혀 있지만.... 30도를 넘는 폭염도... 예보되어 있습니다..
파란 하늘속의... 흰구름이... 시원합니다..
옥과 하나로 마트에 들려... 쓰레기 봉투도 구입하고... 먹거리를 준비합니다..
1년만에 마주한 저수지는... 예전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다만.. 작년에 비해... 조금 더... 물이 빠져 있는 모습입니다...
작년과 또 다른 것은.... 말풀군락이... 아직.. 모두.. 삮아내리지 못했다는 것...
저수지 중간을 나눠 놓은 듯.... 기다란 띠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류권 제방쪽에서... 멋진 붕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무래도... 한적한 분위기의 상류권이.. 더 눈에 들어 옵니다...
중상류 즈음으로... 자리를 하려고... 수심 체크를 해보니..
얕은 곳은 80cm.... 깊은 곳은 1.5m 정도를 보입니다..
살짝 아쉬운 수심... 계속 배수중인데.... 끄응...
6월
-오세영-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로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 밤
나는 들녁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들은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숨막힐 듯 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은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하루에 빠지는.. 물의 양은... 저수율로 볼 때.... 1.5~2%....
4박 5일간의... 일정이 끝날 때 쯤엔... 수위가 많이 내려갈 것 같습니다...
"흐음.... 참 난감하네.... 어쩌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짐빵을 시작합니다...ㅎㅎ
낮기온은 30도~ 땡볕에... 약 40m를.. 왔다 갔다...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언듯 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바닥은 지옥입니다...
말풀이... 수중에 숨어 있고... 자잘한 육초가... 얼기설기 영켜 있는 곳...
어렵사리... 12대를 편성했고... 바닥이 지저분한 곳은... 목줄 길이를 25cm 이상.... 길게 해주었습니다..
한숨 돌리고...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잔으로... 휴식을 취해 봅니다..
그늘에서 좀 쉬었더니.... 살 것 같습니다...
카메라 들고.... 산보나 가야겠습니다...
작년에 비해... 약 50cm는 더 빠진 수위...
하지만 변한 것은 하나없이.... 여전히.. 고즈넉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습니다..
6월의 편지
-윤보영-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놓고
초록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대로 적어지게
그냥 그대로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윤달의 영향인지... 조황이 들쑥 날쑥입니다...
이곳 황산제도... 작년과 다르게... 낱마리 덩어리들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마름도 제대로 피지 않고... 말풀도 아직 덜 삮은 모습입니다....
저수지가 담당하는.. 몽리면적이 제법 넓어... 하염없이.. 물을 공급해야 하는 운명...
남도에... 빨리 가뭄이 끝나는... 해갈에 도움을 줄... 비가 내려야겠습니다...
쉴 곳을.. 잘 준비해야... 장박의 일정이 편안합니다...
잠자리는 물론이고... 식사를 할 공간과... 개운하게 씻을... 샤워텐트까지~
모든 준비가 끝나니.... 뿌듯해지는 마음...
벌써 다 이룬 듯~~
개운하게... 땀을 씻어내야겠습니다...
6월에 쓰는 편지
-허후남-
내 아이의 손바닥만큼 자란
6월의 진초록 감나무 잎사귀에
잎맥처럼 세세한 사연들 낱낱이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지독하고도 쓸쓸한 이 그리움은
일찍이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잘도 피어나던 분꽃
그 까만 씨앗처럼 박힌
그대의 주소 때문입니다
짧은 여름밤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초저녁별의
이야기와
갈참나무 숲에서 떠도는 바람의 잔기침과
지루한 한낮의 들꽃 이야기들일랑
부디 새벽의 이슬처럼 읽어 주십시오
절반의 계절을 담아
밑도 끝도 없는 사연 보내느니
아직도 그대
변함없이 그곳에 계시는지요
시원한 음료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바라보는 풍경들이... 싱그럽습니다..
푸른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번 일정중... 미끼는 오로지 옥수수 하나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단단하고 큼직한.. 옥수수만 선별을 하고.... 두알씩 꿰어... 찌를 세워 봅니다...
저수지에는... 오직 저 하나 뿐입니다...
붕어가 안나와서 일지도 모르지만.... 그저.. 조용하고... 혼자만의 공간이... 너무 좋습니다..
조금 있으면.. 오후 5시... 하지만... 여전히.. 해는 중천에 떠있습니다..
내일이... 하지(夏至)인가 했는데.... 역시.. 낮시간이.. 길게 느껴집니다...
저는.. 통일된 낚시대 편성이 없습니다...
깔맞춤한 대편성을 보면.... 좋아 보이긴 하지만.... 이것 저것... 골고루 사용합니다...ㅎ
이번에도... 무사대 48칸을... 새로 구입해 투입했답니다...
멍하니... 푸르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찌가 움직입니다..
"뭐야~ 벌써??"
하지만... 손바닥보다 더 큰... 블루길이 나옵니다...
즉결처형~!!!
6월에는
-나명욱-
6월에는
평화로워지자
모든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쉬면서 가자
되돌아보아도
늦은 날의
후회 같은 쓰라림이어도
꽃의 부드러움으로
사는 일
가슴 상하고
아픈 일 한두 가지겠는가
그래서 더 깊어지고 높아지는 것을
이제 절반을 살아온 날
품었던 소망들도
사라진 날들만큼 내려놓고
먼 하늘 우러르며 쉬면서 가자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빠져... 한달만의 여유를... 느끼고 있었는데...
서서히...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제는...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저녁식사도 하고... 캐미불도 바꾸고.... 틈틈이 먹을... 간식도 준비하고..
설레는 가슴으로... 어둠이 내리는 것을... 만끽합니다..
캐미불이 확실히 밝아진 시간은.... 8시를.. 훨씬 넘어선 때입니다...
잔잔한 수면위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이... 너무 아름다운 밤입니다..
밤 9시... 정면.. 47대의 찌불이... 스스륵... 수면 아래로.. 잠겨듭니다~
화들짝 놀라... 챔질을 했고... 묵직함이 낚시대를 타고.. 전해 집니다..
"왔다~!!! 크다~~!!!"
하지만... 그동안.. 감이 떨어졌나 봅니다... 자라가... 방긋 인사를 합니다...ㅋㅋ
이번 일정에서... 참 많이도... 자라를 만난 것 같습니다...
총 8마리의 자라를 만났는데.... 그때마다..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낮시간에는.. 그리도 뜨거웠는데.... 밤시간...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선선한 날씨입니다..
선풍기를 틀지 않아도.... 시원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구름사이로... 별들이 인사를 합니다..
벌써 시간은... 12시 자정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캐미불을 밝히자마자... 벌써 잘 시간입니다...
내일 아침을 위해... 쉬어야겠습니다... 많이 피곤합니다...
조금 이른 기상을 하고... 새벽 4시부터... 자리를 지켜봅니다..
붉은 태양이... 온세상을 물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인 찌입니다..
오전 5시 30분.... 정면의 48대 찌가... 두마디 상승하면서... 옆으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대물의 입질~!!!
잠겨드는 찌를 확인하며.... 챔질을 했습니다...
순간~~~" 아~!! 세다~!!!"
새로 영입한 무사대는... 더 경질~~ 순간 챔질이.... 너무 강했나 봅니다...
맥없이... 툭.... 목줄이 끊어져 버렸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중을 하고 있던... 오전 6시 30분~!!
우측 4번째의... 55대의 찌가.... 느긋하게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찌몸통을 보이는... 멋진 입질~!!!
챔질~~ 순간.. 무게감이 낚시대를 타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툭.........................
또... 목줄이 터져 버립니다....ㅜㅜ
기대감이 떨어지던.... 오전 7시 40분....
좌측 두번째의... 42대 찌가... 점잖게 올라 옵니다~
이번에는 천천히~~~~~ 챔질~~
하지만... 한방터답지 않은... 9치 붕어가... 인사를 합니다~
"헉~~ 이 사이즈가.......... 큭.. 그래도 고맙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오늘... 또는 내일에는.... 비소식이 잡혀 있습니다..
오전장을... 별 소득없이... 마무리하고... 이제는 휴식을 취해야겠습니다...
선풍기를 틀고... 루프탑에서.. 편하게 쉬어 봅니다...
한달간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려는 듯....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6월의 숲에는
-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6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잠에서 깨어 보니... 제법 많은... 꾼님들이... 자리를 하셨습니다..
오늘.. 비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름수위를 보시러 오셨나봅니다...
생각 못한... "머슴"님도 만나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찌감치.. 자리에 앉아.. 낚시대를 펼쳐 봅니다...
햇볕도 없고.. 흐린 하늘에... 바람까지 산들 불어오니... 너무 좋습니다..
비가 온다니... 단도리도 잘 해놓고.... 밤낚 준비도... 모두 끝내 두었습니다..
향긋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회색하늘을... 한번 올려 봅니다..
"햐~ 좋다~~ 붕어가 안와도 좋다~~ 그냥 좋다~~"
밤사이... 아무런 사진을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는... 바람과 함께.... 강하게 내리며... 나를 성가시게 만들었습니다..
당연... 입질도 없었고.... 젖은 몸으로... 루프탑으로 피신을 했습니다...
오전까지 오락가락하던 비는.... 10시를 넘어서야...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연이은 입질이 찾아 옵니다...
하지만... 역시 기다리던 그님은 아니고.... 8치, 7치 붕어가... 인사를 해줍니다...
비가 내렸는데도... 계속 떨어지는 수위...
비가 그친 뒤로... 바람도 살짝... 강해지는 느낌...
기대감이... 반감이 되고 있는... 그런 시간입니다...
이제는.. 다시 쉬어야겠습니다..
낚시여행.... 뭐 있습니까? 그저.. 나에게 안식을 주면... 그만인 것을...
6월의 시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햇볕이 없으니... 낮잠을 자는데... 너무 수월합니다..
선선한 기분으로... 단잠을 잘 수 있는 것도... 행운입니다..
낮기온은... 폭염주의보 35도를 가르키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더 많아진 꾼님들...
아마도... 12분 정도가... 자리를 하신 모양입니다...
"음...붕어도 안 나오는데.... 왜이리 들어 오실까???"
촉촉히 젖은.. 풀잎에 맺힌... 물방울들이 반짝입니다..
빠르게 마르고 있는.. 흙냄새는... 코끝을 자극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색깔들은... 온통... 푸르름 뿐입니다...
천천히 걷는... 시골길이... 행복한 시간입니다...
6월의 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 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 양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비단인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이제는... 3번째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
오늘은.. 왠지.. 특별한 느낌이 생기는 날...
든든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천천히 밤을 맞이해 봅니다...
이틀 동안 갇혀 있던... 붕어들을 풀어주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잘 살아라~ 쑥쑥 커서... 멋진 붕어가 되렴~"
케미불도.. 새 건전지로 바꿔주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바람도 자고 있고...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 가는 기분입니다...
수위는 훌쩍 줄어들어... 좌대 앞다리가... 거의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략.. 30cm 이상 수위는 줄어 들었고.... 아마도.. 찬스가 있다면... 오늘이 마지막이 아닐까... 걱정이 앞섭니다..
해가.. 채.. 떨어지기 전인... 저녁 7시 30분...
좌측 세번째의... 45대의 찌가.. 멋지게 올라오며... 8치 붕어가 인사를 해줍니다..
그로부터... 채.. 30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정면 57대의 찌가.... 멋지게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챔질~~~~~ 순간.. 힘을 주며... 째는 붕어~~ 삐이이익~~~~
말풀을 뒤집어 쓰고... 34cm의 잘생긴 붕어가 나와줍니다...
오늘... 뭔가가 되려는 분위기입니다...
정신 바짝 챙기고.... 집중을 해야 하는... 밤인가 봅니다...
허걱~~~~~~~~ 역시... 느낌은.. 틀리지 않았나 봅니다...
꽉찬 9치 붕어에..... 턱걸이 월척까지... 연타로 입질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류권에는.... 100개가 넘는.... 찌불들이.... 마치 양어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찬란합니다..
아마도... 소란스런 분위기를 피해... 붕어들이 내게로... 오고 있는 모양입니다...ㅎ
오랜시간 낚시를 해오면서.... 역시 조용한 분위기는.... 조과에 영향이 있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낚시를 하는 중에도.... 스트레스도 없고... 입질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바탕.. 손맛을 보았고..... 이제는.. 한숨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사진 촬영도 하고.... 동영상 촬영도 하고.... 또 다른 여행의 재미를... 느끼는 시간입니다...
늦은 유월
-고재종-
개망초 흰 꽃무리 꽃사래 쳐선
하늘가에 뭉게구름 피워올리고
뭉게구름 저편에 눈을 두고선
찬밥 몇술 삼키는 박영감 내외
발 아래 다랑논은 아직도 종종
심어논 어린 모는 바람에 살랑
시절은 미끈 유월 진초록인데
신작로엔 행락차량 즐비도 한데
우두둑대는 영감 내외 허리를 쓸며
온 들녘엔 쓰라린 쑥국새 울음
이제는... 잠을 잘까... 생각이 들던... 11시 40분..
첫날 목줄을 터뜨렸던.... 무사대 48칸의 찌가.... 한목 올라 왔습니다..
"뭘까.... 왜.. 더.. 안 움직이지???"
순간.. 사선을 그리며... 잠겨드는 찌불~
순간 챔질을 했고~~ 엄청난 무게감을 보이며... 꿈쩍을 않는 정체...
"햐~ 또 자란가???"
그야말로.... 태권붕어의 후예...
빵이 엄청난.... 36cm의 허리급 붕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밤.....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잠깐.. 쪽잠을 자고... 이른 새벽에.. 다시 도전을 해 봅니다..
어제의 어복을 이어 받아.... 새벽장.. 아침장에.... 기다리던 그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문득.. 요즘들어... 게을러지는 저를 발견합니다...
예전에는... 3박 낚시를 해도... 하루 하루... 매번... 새로운 곳을... 찾아 다녔는데..
요즘은... 그냥 한곳에 눌러 앉아.... 3박이고 4박을 해버립니다...ㅜㅜ
물론... 게으름보다는.. 이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체력도 딸리고.... 힘에 부침을 느낍니다...
문득.. 서글퍼지는 마음.... 앞으로.. 더 많이... 낚시여행을 다니고 싶은 마음입니다....
별 소득없이... 새벽장을 지나고... 아침이 되었는데...
아침장 역시... 인사를 해주는 것은... 자라뿐...
이놈의 자라들은... 연신.. 매일... 나한테... 자라고 난리입니다...
유월 아침
-박인걸-
풀 잎 향기가
도시 창문을 넘어와
미세먼지 없는 아침을
상쾌하게 엽니다.
젊음보다 더 붉은
넝쿨장미 꽃 불타고
동해만큼 푸른
초록 유월이 반깁니다.
그 때 傷痕(상흔)은
기억너머에 묻고
歷史(역사)의 잔상도
푸른 숲에 묻었습니다.
뿌리까지 검푸른
활엽수들의 기운처럼
풀 냄새 가득한
가슴이고 싶습니다.
至賤(지천)으로 핀 들꽃과
보랏빛 제비꽃 추억이
녹음 짙은 유월 아침
나를 풀밭으로 이끕니다.
날이 밝아지고... 수위는 진짜 많이 내려가.... 좌대 다리가.... 모두 땅으로 드러났습니다...
살림망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
어제 만난 붕어들을... 빨리 집으로 돌려 보내줍니다.....
수면위로.. 붕어들이 라이징을 하는데도.... 아침장 입질은 없습니다..
이만 마음을 접고.... 오늘밤을... 마지막밤을 위해.... 휴식을 취해야겠습니다..
연일 꾸물거리던 날씨가... 확 바뀌고... 파란 하늘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꿉꿉했던...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기분...
하지만... 따가운 햇살은... 사절입니다~ㅋㅋ
화창해진 날씨에... 뽀송뽀송한 마음이.. 좋긴 한데..
문제는.... 계속 빠지고 있는 수위...
이제는 얕은 곳이... 50cm... 깊어야.. 1m를 넘지 못합니다...
과연... 입질이 들어올 수 있을까...
바로 옆자리에는... 다른 꾼님이... 대를 펴고 있습니다..
얕아질대로 얕아진 수심에.... 소란스러움 추가라니... 음... 이제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겠습니다...
유월에
-나태주-
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때때로 옆에 와
서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산에 들에 하얀 무찔레꽃
울타리에 덩굴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어제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고 일어나니... 여전히 밝은 상황...
햇살도 따갑고... 눈부시게 찬란한 초록색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어제보다는... 많은 꾼님들이... 저수지를 빠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자리를... 다시 채우는... 새로운 꾼님들...
여전히... 13명의 꾼님들이.... 저마다의 희망을 품고.... 자리를 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이른 식사를 하고.... 오후장부터.. 노려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자꾸 낮아지는 수위에... 조금이라도 깊을 때.... 낚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찌들은... 요지부동~!!!
블루길조차... 덤비지 않는 것이... 왠지... 쎄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한번.. 덜커덩 하는 것만.. 생각하고.... 찌에 집중을 해봅니다...
기대감은 반감되었지만... 전투력은 두배 상승입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ㅎ
그냥... 물냄새 맡고 있는.... 이 시간이... 그냥 좋습니다~ㅎ
간만에...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날.... 밤시간.... 그토록 사랑하는 밤하늘의 절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남쪽 하늘을 찍었는데.... 은하수가 걸려 있습니다...
낚시를 하면서... 은하수를 만난 것이... 얼마만인지~
낚시는 뒷전이고.... 사진 촬영에... 푹 빠져있는 뻘꾼입니다....
새벽별
-용혜원-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새벽 별인 것은
찬란한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새벽 하늘에
어둠도 어찌할 수 없어
떠나가는데
홀로 남아 빛을 발하는 것은
시대를 분별하고
악과 어둠은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뜻입니다.
미처 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밤새 가슴에
담고만 있을 수 없는 그리움을
마지막 한 순간까지
온몸으로 빛을 발하여
우리들의 삶을 비추어주기 위함입니다.
어제와는 다르게... 찌불의 움직임이... 하나도 없습니다..
긴박했던 어제밤같은... 초저녁의 입질은 없고.... 적막만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때~!!!!
밤 11시.... 왼쪽 세번째의... 45대의 찌가.... 두마디 상승하더니.... 옆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아~ 조금만 더......"
참지 못하고... 챔질을 하면서.... 외마디 작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빨라~~안되~~!!"
허공을 가르는 낚시대~~ㅜㅜ
자정을 넘기고... 더 입질을 기다려보지만... 더이상 소식은 없습니다...
옆자리 조사님도... 입질이 없어... 차로 주무시러 들어 가셨습니다...
이제 나도... 아침을 기약하며....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려 했는데.... 그만.. 동이 완전히 트고 나서야.... 기상을 했습니다...ㅜㅜ
완전히.. 훤히 밝아버린.... 사방이 당황스럽습니다...
아마도... 4박일정이... 힘들기는 한 모양입니다...
밤새.. 흠뻑 내린... 이슬이 마르면서... 짙은 안개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꽤나.. 더울 것 같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며... 찌를 주시해 보지만... 미동도 없습니다..
완전히 해가 나서... 텐트가.. 마를 때까지만...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유월의 산
-정연복-
산의 말없이
너른 품에 들어서서
유월의 푸른 이파리들이
총총히 엮어 드리운
그늘 진 오솔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
내 몸에도 흠뻑
파란 물이 든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옹졸해진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어느새 쪽빛 하늘이 되고
세상 근심은 솔솔
바람에 실려 아스라이 흩어진다
거의 포기를 하려던.... 오전 11시....
정면.... 가장 긴대인... 62대의 찌가.... 사선으로 잠겨 들고 있습니다..
완전히 사라진 찌를 확인하고.... 챔질에 들어 갑니다...
하지만... 허공을 가르는 낚시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찬스는.... 그렇게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텐트도 다 말랐고... 햇살도 따가워집니다..
바람이 터지기전에.... 항공촬영을 해야겠습니다...
짙은 색감을 볼 수 있는.... 화창한 날씨라 다행입니다...
저수율 48%의 황산제....
대한민국 1%의.... 우량 붕어 종자가 살고 있는 곳....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마도... 이 조행기가 올라갈 때가 되면.... 장마로... 수위가 많이 올랐을 겁니다...
사진을 참고하시고.... 자리를 잡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이곳 황산제를... 다시 찾지 않을 계획입니다...
아쉬움이 많고... 아직 그님을 만나지 못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가보지 못한 곳을 생각할 때.... 미지의 장소에... 더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아무튼... 나의 목적했던 그님을.... 다른 꾼님께서... 꼭 만나시길 기원해 봅니다...
많이 내려간 수위...... 4박동안... 나름.. 즐거웠습니다...
이제는...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 갈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런 사진....... 잘 올리지 않는데.......
쓰레기는.... 꼭 되가져 가는 것.... 잊지.. 말자구요~!!!
유월의 꽃(능소화)
-오애숙-
고운 햇살 담고파
부끄러움 마다치 않고
담장에 환한 미소 띠려
엉금엉금 올라서서 웃네
호탕한 웃음으로
향그럼 속에 하늘하늘
피어올라 우뚝 서더니만
당찬 만발함 목 힘주었네
늘어진 가지마다
작열한 유월의 태양광에
당당하게 넋이 되어
임 마중 하려함인가
맘속 일렁이는 미련에
먼발치서라도 임 보고파
낙수 되어 떨어지고 있나
임 마중하려 함인가
6월의 낚시 여행을... 이제 마칩니다...
기다리던... 그님과의 조우는 없었지만.... 즐겁고..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매일..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님들..
머슴님, 판쓰리님, 초장에5짜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특히.. 매일 시원한 음료와.. 먹거리.. 그리고 안부로 찾아 오신.... 뚝방의 전설님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따스한 정이 넘치고 있기에... 나의 낚시 여행은 늘 행복합니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시간에도.... 장대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큰 피해 없이... 이번 여름을...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7월초순에...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합니다....
그때.. 다시.. 인사 올리겠습니다~
부족한 글과 그림에...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우리님들...
늘... 감사합니다...
행복하소서....
Epilogue
홀로 가는 길 (용혜원 詩)
홀로 가는 길처럼
느껴만지던 삶에
함께 갈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뒤돌아볼 수 없이
빠르게 흐르는 시간들 속에
추억하며 웃을 수 있고
내일을 소망하며 살아간다면
남부러울 것 없는 삶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럴 듯하게
삶을 꾸미고 사는 것 같지만
서 있는 자리를 바라보면
빈 모습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을 위해
몸부림치며 삶의 지혜를 짜내야 합니다
우리 가는 길에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여유가
삶에 풍요로움을 이룰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뒤쳐진 듯 보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갑니다
허둥대고 망설이면
어설프게만 느껴지고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흐르는 것만 같아
마음에 여유를 갖고 살고 싶습니다
홀로 가는 길이 아닌
함께 가는 길을 위해
어울려 기뻐하며
주어진 삶을 살고 싶습니다